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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Pretty_Nail - 너 그게 맛있냐?

너 그게 맛있냐?

초등학생 때 내 짝꿍이 한 소리다.

손톱을 물어 뜯고있는 내 모습을 보고, 짝꿍이 한심하게 물어본 것이다..

이게 맛있을 리가!..

 

난 초등학생 때부터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궁금증에 한번 시작한 게

20대 중반이 되어서 현재도 그러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다.

어릴 적 무한도전을 보다가, 나랑 똑같은 손톱을 가진 하하를 발견했다.

무한도전의 하하 VS 홍철에서 하하의 손톱이 짧은 것을 알고 홍철이 캔뚜껑 따기와 동전 줍기 대결을 신청한 것이다.

(나빴다 홍철이!)

 

뿐만 아니다.

당장에 구글과 YouTube에 손톱 물어뜯기 관련 검색을 해보면 수많은 포스팅과 영상이 뜬다.

 

심지어 교조증이라고, 이 버릇을 지칭하는 전문용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시달리고 있다.

특히 교조증이 있는 아이들의 어머님들께서, 해당 버릇을 개선하는 방법에 대해서 많이 찾고 있는 것 같다.

이 습관은 백해무익이다

손톱을 물어뜯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통상적으로 나오는 말이 있다.

바로,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이거나 고민이 많은 사람한테서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란 것이다.

나는 심리적으로 멀쩡한데?라고 하더라도, 제 3자가 봤을 때는 그렇게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걸 떠나서, 충분한 나이 먹고도 손톱을 물어뜯는다는 것은 자기 관리가 안 되는 사람으로 보이기 쉽다.

환한 얼굴과 관리된 신체가 첫인상에 큰 역할을 하듯, 손톱도 어쩌면 그러한 인상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걸까? 중요한 자리 나 사석에서 내 손톱을 감췄던 적도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이렇듯, 손톱 물어뜯는 습관은 백해무익이다.

그만두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근데 그걸 몰라서 못 끊는 게 아니다.

담배가 유해한 걸 몰라서 사람들이 금연을 힘들어하는 게 아니듯

나도 모르게 정신 차리고 보니, 그 습관을 하고 있는 게 문제다.

어떻게 중단할 수 있을까?

검색해 보면 손톱을 물어뜯는 걸 중단하기 위해, 사람들은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

심지어 오은영 박사님께서 등장하실 정도다.

 

어렸을 땐 엄마와 손잡고 네일아트집에 방문한 적도 있다.

매니큐어 같은 것을 발라서 손톱을 물어뜯을 때마다 인지를 주는 것이다.

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방법을 동원하지만,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

무엇보다도 침습적인 방법이기에, 아이들의 건강에 우려를 표하는 엄마들이 많이 있다.

 

가만 생각해 보면, 십수 년간 손톱을 물어뜯으면서 손톱을 물어뜯지 않는 명확한 순간들이 있다.

바로, 누군가가 나를 지켜볼 때다.

친구들과 놀 때, 데이트할 때, 미팅할 때, 등등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으면,

손톱을 물어뜯지 않는다.

 

즉, 나 혼자 있는 공간에서, 누구도 나를 보지 않을 때 손톱을 물어뜯는 것이다.

그렇다면, 항상 나를 바라보는 존재가 있다면 손톱은 물어뜯지 않을 것이다.

근데 그런 존재를 항상 옆에 둘 수 있을까?..

나는 AI로 해결해 보고자 한다.

나는 그런 존재를 AI가 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좀 뜬금 없겠지만.. 평소 AI관점으로 생각하는게 습관이 되었다)

나를 유심히 지켜보다가, 손톱을 물어뜯을 때면 야단을 쳐주는 엄마 같은 존재.

그런 AI를 만들고자 한다.

 

AI를 배우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을 즐겁게 해결해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정작, 내 문제를 해결하는데 AI를 적용할 생각을 못해봤다.

이제는 오로지 이뻐질 내 손톱을 위해, 내가 가진 AI 기술을 활용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나에게는 십수 년간 손톱을 물어뜯어온 내공이 쌓여있다.

어떤 자세가 물어뜯기 좋은지, 어떤 각도가 사각지대인지, 아주 잘 알고 있다.

이러한 내공은 AI를 적용하는데 큰 자산이 될 거라 생각한다.
(정신 승리다..)

 

나는 항상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

직업 특성상 위의 두 기기는 깨어있는 내 일상의 80%를 함께한다.

그리고 위의 두 기기는 카메라, 즉 눈이 달려있다.

카메라를 통해 내가 손톱을 물어뜯는지 인식을 하고 경고를 줄 수 있는 녀석으로 만들고자 한다.

코드명은 Pretty Nail이다.

 

이 글을 시작으로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기록을 종종 남기려고 한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끝에선, 이뻐진 내 손톱을 자랑하며 마무리 하려 한다.

화이팅!